미수다 베라 논란, 베라가 말하고자 한 것은?
  • 관리자 
  • 10-23 
  • 2142 
     
     
    미수다 베라 논란, 베라가 말하고자 한 것은?
     

    요즘 들어 꽤나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던 미수다가 다시금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얼마전엔 소녀시대가 출연해 떨어져가는 미수다의 주가를 반짝 높여 놨었는데, 이번에는 다소 불명예스러운 화제에 올랐습니다. 바로 미수다 출연중인 베라양에 관한 논란이었습니다. 미수다의 베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미수다는 다들 아시다시피 '글로벌 토크쇼'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여성들이 나와서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다들 아시다시피 이 주제는 꽤나 민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인은 외국인한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어느 나라보다도 강한데다 애국심도 남다릅니다. 이런 사정에서는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해봤자 결국은 한국에 대한 찬양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물론 한국에 비판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왔지만 비율로 보나 당 프로그램의 존속이유로 보나, 결국 미수다는 '한국과 한국인을 사랑하는 외국인 미녀들' 류의 닭살 컨텐츠로 갈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그리고 이 여성, 베라 호흘라이터.(훌라이터라고도 합니다) 독일 여성으로 미수다에 꽤 오래 나오고 계시는 분입니다. 미수다 특성상 캐릭터가 뚜렷하지 않으면 1-2회 나오고 바로 퇴출인데, 베라는 초기에 한국어 실력도 어눌했고 별다른 토크 센스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쩐 일인지 상당히 오래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부족했던 한국어 실력은 지금 많이 좋아졌습니다. 지금의 캐릭터로 말할 것 같으면 약간의 백치미까지 갖춘 꽤 러블리한 컨셉의 여성입니다. 항상 생글거렸던 표정 덕에 별명이 '스마일베라' '미소천사 베라' 일 정도 입니다 . 

     

     

    여기서도 느낄 수 있듯이, 베라는 상당히 차분하고 조근조근한 말솜씨를 지녔습니다. 가끔 토크 중 한국에 비판적인 이야기가 나올 때도 전혀 흥분한다거나 기분나쁜 내색 한번 없이, 얌전하고 착한 어조로 자기 의견을 말하는 타입이었습니다. 그런 베라가 얼마전에 미수다 방송 중 들고나온 책이 있었습니다.

     

     

    그 책은 독일에서 출간될 자신의 에세이인데, 한국 생활 초반에 너무 심심해서 조금씩 쓰던 것에 살을 붙여 아예 책을 집필했다고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모두 그녀의 책 출간을 축하해 주고 그녀도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기분좋게 방송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런데 온라인 상에서 이런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논란은 이 한 꼭지의 글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를 시발점으로 촉발된 베라 논쟁은 일파만파 커져 급기야는 '앞에서 한국사랑하는 척하며 뒤에서 까는' 여자 베라, 제2의 미즈노라는 딱지가 붙게 됩니다. 

     

     

     

    미즈노 슌페이. 한때 전라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구사하며 여러 티비 프로그램에 출연, 한국인에게 굉장히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왔던 그는 '일본에서 가명으로 한국 비하하는 책을 냈다'는 이유로 거의 이토 히로부미급의 '국민원수'반열에 등극하고 어느날부터 보이지 않게 되었지요. 그런데 최근 들리는 이야기로는 이것도 진실이 아니다, 숨겨진 사연이 있다는 등의 소문이 돌기도 합니다. 정확한 사연은 꽤 길므로 그냥 관련 블로그를 링크해 두겠습니다.

     

    미즈노 교수 사태의 진실 보기

     

    자 그렇다면, 이제 우리 베라양 사건으로 다시 돌아와봅시다. 현재 이 일에 관해 베라가 해명한 내용은, '번역이라는 게 뉘앙스가 중요하고 전체 맥락에서 파악해야 하는데,그 글을 올린 사람은 내 책을 잘못 해석한 것이다'라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 관해서는 네티즌들의 추적 결과 어느정도는 사실인 듯 합니다. 논란이 되었던 '한국 지하철에 몰린 인파를 보니 실험실의 쥐들이 생각나더라'는 부분 역시 전문을 보면 비하라고 생각되는 뉘앙스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베라양 논란의 쟁점은 그녀의 '책'내용뿐만이 아닌, '독일 웹진에 기고한 내용'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베라의 독일웹진 기고내용 보기

     

    베라의 글에 관한 다른 해석 보기

     

    즉 베라양이 독일의 한 웹진에 기고한 글들을 읽은 사람들이 '책의 내용은 웹진 칼럼에 비해 훨씬 순화됐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그녀가 기고했다는 내용들을 좀 읽어봤는데, 확실한 것은 베라라는 여성이 한국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문화적인 차이에 대해 다소 희화화시키거나 우리로선 상상할 수 없는 표현을 한 부분도 있었고요.(뭐 독일에서는 그런 표현이 실례가 아닐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문장 표현에 관한 부분들은 넘기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네티즌들의 반응은, '한국 토크쇼나와서 출연료받고 긍정적 입장을 보이다가 뒤에가서 비난하다니 비겁하다' 라며 분노하는 부류와, '맞는말 했는데 뭘 그러냐, 한국인들의 지나친 애국심이 지겹다' 라고 조소하는 부류. 이렇게 둘로 갈라집니다.

     

    혹 여기서 '베라 한국 칭찬도 많이했다' 이러시는 분은 없으시길 바랍니다. 물론 간혹 칭찬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베라 씨가 책이든 웹진이든, 전반적으로 자국 매체에 내놓은 컨텐츠에서 한국에 호의적인 시선이 아니었다는 것은 이미 거의 팩트로 굳어진 사항입니다.

     

    그럼 돌아가서. 저는 여기서 1번과 2번 어느 쪽도 별로 올바른 반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1. 한국 토크쇼 나와서 출연료받고 긍정적 입장을 보이다가 

    뒤에가서 비난하다니 비겁하다

     

    -라는 주장. 사실 저도 미수다 애청자로서 이 부분에 대해서 약간 충격을 안 받았다면 거짓말이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베라가 미수다에서 한국을 칭찬하거나 아부한 적은 없었습니다. 단지 항상 생글거리는 얼굴에 말투가 착해서 인지를 못하고 있었던 것 뿐, 내용으로 보면 그다지 '이중인격'이라고 부를만한 요소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좋아한다고 한 적도 없고, 덮어놓고 한국 칭찬한 적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녀가 이미 자국 웹진에서 밝히고 있었습니다. '자신은 한국 비판 내용이 나오면 주목받기 싫어서 의도적으로 입을 다문다'라고 말입니다.)

     

    마치 동의하지 않아서 아무말 안하는 것처럼 보였던 그녀가 일부러 침묵한 거였다니 좀 놀랍긴 했지만, 어쨌든 처세는 잘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싫은 나라'에서 살면서 방송까지 나오고 출연료 챙겨간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단은 그녀 남자친구가 한국인이고 아마도 결혼까지 할 모양이니 한국에 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방송에 나오는 것도, 앞으로 살게 될지도 모를 나라니까 더 알고 싶어서 나오는 걸 수도 있고. 근데 맘에는 안 들고. 답답하니 할 말은 해야겠고, 한국에서 하면 마음놓고 못하니 자국에서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 다음.

     

    2. '맞는말 했는데 뭘 그러냐, 한국인들의 지나친 애국심이 지겹다

     

    -라는 주장. 이것도 동의할 수 없는것이, 물론 한국인들의 애국심이 세계적인 기준에서 볼 때 다소 지나친 면이 있긴 합니다만, 애국심 자체로는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그걸 표출하는 방식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만 봐도, 베라라는 독일 여성이 토크쇼에 나와 생글거리면서 한국 남자친구를 얘기하다가 뒤에가서는 한국인들을 비난했다는 것은 기분좋은 느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베라 미니홈피 가서 테러한다거나, 욕설로 이메일을 보내는 등의 행동들을 하시는 분들은 뭡니까? 이런 분들 때문에 애국심을 갖는 것조차 욕먹는 것은 아닐까요? 좀 얘기가 빗나갔습니다만, 하여간 베라가 보여준 처세방식에 대해 '썩 유쾌하지 않은 느낌'을 갖는 것 까지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잘못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이상한 것입니다.

     

    그리고 '맞는 말'이라는 것에 대해, 물론 베라양이 지적한 한국의 단점들에 대해서는 저도 공감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단점 없는 나라가 어디 있겠습니까? 어느 나라거나 외국인의 눈으로 보면 '이상하고 이해가 안 가는'부분이 있기 마련입니다. 독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즉 문제는 베라가 한국문화에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는 게 아니라, 그 '이상한 문화'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글의 논조가 사람들을 서운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러니 무조건 베라양이 '맞는 말'했다며 자학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 또 한명의 미수다 독일인 패널인 미르야 말레츠키가 쓴 칼럼이 있습니다.

     

     

     

    똑같이 '한국에서 이해할 수 없는 문화'에 대해 쓴 글이고요. 전반적으로 비판적인 어조를 띠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간과 문화에 대한 너그러운 시선하에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한 이유는 베라는 나쁘고 미르야는 착하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이 칼럼을 쓴 미르야 씨도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할 지는 모르는 것이고, 또 이 칼럼은 자국이 아닌 한국 매체에 기고됐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방향성이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글을 쓴 상황이나 인물의 성격을 떠나서, 저는 외국문화에 대한 칼럼은 이런 논조로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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