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중앙일보 : http://pdf.joins.com/index.asp?form_type'=article_f&id'=DY01200912280109>
다문화 가정 자녀에 맞춤형 교육 지원을
지난달 초 뉴욕 타임스엔 미국 풋볼 스타인 하인스 워드와 한국 혼혈 아동들의 특별한 만남을 소개한 기사가 실렸다. 한국펄벅재단이 해마다 8명씩 워드가 활동 중인 피츠버그로 데려가 풋볼 경기 관람, 선물 교환 등 뜻깊은 시간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이 행사의 취지는 한국에서 온갖 차별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다문화가 용인되는 넓은 세상을 보여줌으로써 자부심을 일깨우기 위해서라고 했다. 기사 중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워드는 스타라는 이유로 떠받들면서 혼혈 아동들은 ‘잡종’이라고 놀려대는 한국 사회의 위선을 폭로한 대목에선 얼굴이 화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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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처럼 부모 중 한 명이 외국인인 다문화 가정 자녀가 벌써 10만 명을 넘어섰다. 저출산 추세로 아이 한 명이 귀한 우리나라 입장에선 실로 소중한 자산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위 기사에서 보듯 이 아이들에 대한 냉대는 여전하다. 피부색과 언어 문제로 놀림 받다 학교를 중도 탈락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국정감사에 따르면 고등학교 연령대에선 69.6%가 학교에 다니지 않는 걸로 나타났다. 이처럼 교육에서부터 불이익을 받으면 성인이 돼서 취업·결혼에 곤란을 겪고 빈곤층으로 전락하기 쉽다. 우리 사회의 불안 요인도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국제 결혼이 본격화된 게 1990년대 말이라 다문화 가정 자녀의 60%는 아직 미취학 아동이지만 16~18세인 청소년층도 6000여 명에 달한다. 5~10년 후면 이들의 사회 진출이 시작된다는 얘기다. 하루 빨리 이 아이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대다수 다문화 가정의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다는 점, 부모 중 한쪽의 한국어가 달린다는 점을 고려해 방과후 교실, 가정 방문 교육 도우미 등의 혜택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오늘 본지에 소개된 필리핀인 엄마를 가진 소녀 우정이의 말처럼 다문화 가정 자녀는 “특이한 게 아니라 두 문화를 다 배울 수 있어 특별한” 존재다. 이들을 2등 시민 취급하지 말고 글로벌 인재로 잘 키워내는 데 우리 미래가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