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는 이웃
  • 관리자 
  • 10-27 
  • 2583 

    <출처 : 한국경제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0102416191>

     

    외국인 노동자는 이웃

     

    요즘 상영 중인 영화 '방가? 방가!'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숙제인 청년 실업과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다룬 코미디 영화라고 한다. 아직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가볍고 재미있게 그려내면서 감동과 함께 생각할 여지도 남기는 모양이다. 장편 상업영화로는 처음 외국인 노동자의 삶을 본격적으로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영화를 만든 솜씨도 좋아 관객이 많이 찾는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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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여러 뉴스를 접할 때면 필자는 30여년 전의 기억이 떠오른다. 바로 첫 직장인 건설회사에 들어간 뒤 1980년대 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했던 시기였다. 대기업의 파견직원이었으니 우리나라에 코리안 드림을 찾아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들과 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가족과 떨어져 낯선 외국 땅에서 일하는 고달픈 처지는 비슷했으리라 생각된다. 동병상련일까? 최근 한국 내 외국인 노동자의 모습을 볼 때면 당시 중동 현지인들이 한국에서 온 근로자들을 은근히 무시했던 모습이 떠올라 기분이 씁쓸할 때가 많다.

     

    관광이나 여행이 아닌 목적으로 외국에서 장기 체류하게 되면 어렵고 힘들고 분통 터지는 일이 많이 생기게 마련이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로 모든 것에서 불리한 입장이고 눈 뜨고 손해를 감수하게 된다. 하물며 본국인들이 마다하는 저임금,강도 높은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이주 노동자들의 삶은 더 말할 나위 없이 팍팍할 것이다. 사회적 약자 중 약자인 외국인 노동자들의 불리한 처지를 악용해 부당한 대우를 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일들이 자주 보도되는 걸 보면서 우리 사회의 수준이 아직 이것밖에 안 되는지 안타까울 때가 많다. 영어를 쓰는 백인들은 우대하고 동남아시아에서 온 이주민들은 하대하는 것도 천박한 인종적,문화적 편견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로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으며,외국인 노동자들의 증가와 다문화 사회로의 본격적 진입은 돌이킬 수 없는 대세라고 한다. 좋든 싫든 이제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의 유입은 나라의 산업을 지탱하고 인구 규모를 유지하며 국가 경쟁력 저하를 막아줄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는 얘기다. 사회의 흐름과 현상은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는데 의식은 아직도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을 배타적으로 대하고 이방인으로 취급하는 데 머물고 있지 않은가 반성해볼 일이다.

     

    지금은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문화적 충돌과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할 제도적 장치 마련은 물론 외국인 이주자들과 더불어 함께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허정범 < 현대하이카다이렉트 사장 jbhuh@hicardirec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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